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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하지원의 환경톡톡 7. 미세먼지 줄이기, 경유차에 해법있나? (201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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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에코맘코리아
  • 작성일 : 20-02-20 10:37
  • 조회수 : 29,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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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유차문제로 시끄럽다. '클린디젤'이라서 휘발유에 버금가며 힘도 좋고, 기름값도 싸다며 경유차를 사도록 잔뜩 부추긴 게 누구인가? 정부나 산업계에서 일으킨 문제인데 믿고 따른 시민에게만 그 부담을 전가시키는 꼴이라 시민들은 성이 많이 났다. 적반하장(賊反荷杖: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이 아닐 수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결자해지(結者解之) 해야 한다. 정부와 산업계가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 먼저 어떻게 노력하고 변할 것인지 제안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이 문제는 모두가 합심해서 풀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며, 우리의 건강과 직결되니 서로 양보하고 합심해서, 문제해결을 위한 지혜를 모으자고 호소해야한다. 왜냐하면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지금처럼 똑같이 산다면 결국 가장 큰 피해는 이 땅에서 공기를 마시는 모든 국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중용에 나오는 반구저신(反求諸身: 허물이 있으면 남을 탓하기보다 자신에게서 잘못을 찾아라)에서 지혜를 찾고 싶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는 이 세상에서 과실의 차이는 있겠으나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나서서 해야한다.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려운 것이 환경 문제이기 때문이다.

대기오염물질은 대부분 화석연료 연소과정에서 발생하며, 특정유해물질은 산업공정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경유차가 문제가 되는 것은 대기오염물질 중에서 가장 위험하여 우선적으로 관리해야할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을 모두 배출하기 때문이다. 대기오염의 두 대표 골칫거리를 모두 갖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물질이 기술적으로 반비례(Trade-Off)관계라는 어려움이 있다. 즉, 질소산화물을 줄이면 미세먼지가 늘고, 미세먼지를 줄이면 질소산화물이 늘어난다. 이에 경유차 판매에 관심이 큰 유럽 제작사를 중심으로 기술개발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고, 환경적으로 오염물질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휘발유차에 손색없는 유러6단계가 발표되었다. 이러한 기술개발에 힘입어 2009년 생산차량에 적용된 유러5단계부터 '클린디젤'이란 용어를 사용하면서부터 휘발유차에 버금갈 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온실가스 물질인 이산화탄소가 적다는 장점까지 부각하며 경유차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그리고 폭스바겐이란 유명회사가 세계에서 제일 까다롭다는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인증기준을 통과하며 '이제 클린디젤시대가 도래했다'고 언론이 보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 폭스바겐 사태를 통해 결과적으로 클린디젤은 조작을 통해서 시장진입이 가능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폭스바겐은 실험실에서는 합격이었으나, 실제 도로에서 주행한 차량들은 배출가스저감장치 가동을 지시하는 소프트웨어를 조작하여, 운행 중 일정시간에 가동을 멈추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질소산화물이 기준보다 최고 40배나 초과하는 기막힌 상황이 펼쳐졌다. 얼마 전 환경부에서 발표한 경유차의 실제 주행결과를 살펴봐도 20개 차종 중에서 19개가 기준치를 초과하였고, 그 중에 일본 닛산 캐시카이는 온도가 35도 이상이면,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가 멈추어 질소산화물을 20배나 더 배출하였다. 유럽의 기술보다 더 뒤쳐져 있는 국내 경유차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때문에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경유차 문제가 뜨거운 수밖에 없다. 경유차가 타겟이냐, 경유가격을 인상해야 하느냐 등의 논쟁은 대기오염과 경유차의 관계로만 보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문제가 있다면 해답을 찾아야 한다. 우선 정부 정책도 경유차를 지원하는 제도의 노선 수정과 함께 산업계 또한 경유차의 저공해기술이 아직 부족함을 인정하고,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를 포함해 경유차 문제 해결을 위해 구체적으로 아래의 여섯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경유차가 상대적으로 너무 많기 때문에 총량을 줄이고 친환경차를 확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전체 차량의 41.8%가 경유 차량이고,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대표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의 94%, 미세먼지의 100%가 경유차에서 유발된다. 따라서 천연가스나 전기, 하이브리드, 수소와 같은 미세먼지 없는 차량들을 확대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현재 천연가스버스를 없애고 경유버스로 확대해가는 거꾸로 정책은 멈춰야하고, 이미 확보되어 있는 천연가스의 인프라를 마을버스 등으로 더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

둘째, 총량을 줄이기 위한 추가 대책으로 인센티브와 역 인센티브를 다시 추진해야 한다. 경유차에 부과하는 '환경개선부담금'을 클린디젤이라며 면제하였는데 클린하지 않으므로 부과해야한다. 또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자동차 구매 시에는 부담금을 주고 대신 적게 배출하는 자동차 구매 시에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저탄소차 협력금'제도도 경유차 저감 및 전체 차량의 소형화에 기여할 수 있다. 이미 법제화된 제도로 2015년부터 시행계획이었으나 산업계의 반발로 시행시기를 2021년으로 연기한 상태이다.

셋째, 경유차는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을 동시에 감소하기 어려운 배타적인 특징을 갖고 있으므로 현재 각 오염물질 관리기준 외에 두 오염물질을 통합한 기준을 추가하여, 기업들이 선택하여 준수하도록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자동차 제작·수입 회사 별로 평균연비제도를 도입했듯이, 매년 판매하는 경유차 전체 차종에 대하여 평균적으로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총량기준을 부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넷째, 사전인증 후 사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차량판매 후 부품별 보증기간이 현재 미국이나 유럽보다 짧다. 이는 그 기간이 지나면 배출가스를 초과배출해도 무방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리콜검사 대상차량을 늘려야 하고 그 요건들과 절차, 그간 규제완화의 대상이 되어 형식적으로 진행되어온 경유차 정기검사제도 주기를 줄이고, 실 주행조건으로 강화해야 한다.

다섯째, 사전인증을 어떻게든 강화하여 예방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경유차조작은 기업체 스스로의 모럴해저드 문제이나 공적관리를 소홀히 한 부분도 인정해야한다. 유럽에서 인증을 통과한 유로차량은 국내의 해당 제작사가 제출한 서류검토만으로 인증(상호인정주의)을 해준다. 시작부터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미국과 유럽에 비해 훨씬 간소한 인증절차도 정비·보강해야 하고, 작년 브뤼셀에서 열린 자동차기술위원회에서 확정한 경유차 실 도로 조건 기준도 이 기회에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들은 그에 부응하는 시민행동을 해야 한다. 그 어떠한 이유도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될 수 없고, 그것은 정부와 산업계에만 맞길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파리는 미세먼지 농도가 80㎍/㎥ 이상이면 무조건 휴교령을 내린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3배 이상 수준인 250㎍/㎥를 넘어야 한다. 이 기사를 보고 시민들은 아마 프랑스 기준이면 절반은 학교를 다니지 못할 거란 이야기들을 나눈다. 서로의 탓만 하다보면 결국 정말 이렇게 될지도 모른다. 나와 내 아이들의 생명에 지장을 주기에 공공재성격의 환경이슈는 함께 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대한민국의 저력을 펼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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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usiness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6/01/201606010199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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